공든탑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것도 순식간에 말입니다. 편집증적이라고 할만큼 완성도있는 제품을 추구하는 스티브 잡스와 그의 회사 애플. 언제나 UX의 교본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실수를 했습니다. 바로 사용자에게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부풀게 했던 IOS5업그레이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반영하듯 업그레이드 서버에 사람이 많이 몰려, 에러도 나고 다운로딩시간도 상당히 오래걸렸습니다. 문제는 다운로드된 IOS5설치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많은 수의 사용자의 앱이나 사진들이 날라가고 말았던 것 입니다.

설치전에 아이툰즈에 프로그램과 사진들을 백업해놓았다면 문제가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용자의 경우는 설치하면서 날라가렸습니다. 물론, 애플제품을 아이툰즈에 처음 연결시 위와같은 것들을 아이툰즈에 백업해 놓을 것인지 아닌지의 선택을 사용자에게 요청하였기는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선택의 결과가, 이런 업그레이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사용자도 알지 못하였던 것이였습니다. 특히, 이런 새로운 기술이나 업그레이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의 경우가 많더군요. 제 주변을 보자면 말입니다.) 이 특히 앱이나 사진이 날라가는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애플사의 시각에서 보면 일련의 과정에 일관성은 있습니다. 초기에 백업할 건지에 대한 선택을 사용자에게 하였고, 백업을 않하고 새로운 OS를 설치한 경우 날라가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지금까지 잘 해왔던것은 사용자 중심의 경험설계에 일관성을 주면서 일련의 행동에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였습니다. 이번엔 조금 틀렸군요. 백업에 대해서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하던 일부 사용자에 대한 예상을 하지 않아서, 일부 사용자들이 업데이트를 실행시킨 후의 결과치에 대해, 애플이 설계한 것과 다른 결과를 느끼게 되버렸으니까요.

네, 공든탑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미,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는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들이 언급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좋은 UX로 귀감이 되어오던 애플이기에,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도록 다음에는 좀더 많은 사용자를 배려하는 UX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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